실망스런 선수기용을 보여준 퍼거슨 감독


20여년간 맨유를 감독하며 팀을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린 퍼거슨 감독, 그는 분명히 세계적인 명장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오늘 새벽 열린 맨유vs첼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의 선수기용은 나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퍼거슨 감독이란 사람에 대해 다시 한 번 평가 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특정 선수를 기용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감독 고유의 권한이자 선택이다.
하지만 감독이 그 권리를 남용해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해도 선수를 기용하는데 있어서는 선수 커리어에 대한 기본적인 최소한의 배려와 어느정도의 설득에 의해 팬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기용을 해야한다.

그런데 오늘 퍼거슨 감독은 8강, 4강에서 맹활약하며 팀이 결승에 오르는데 큰 공헌을 한 박지성을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런 기용은 선수의 노력과 헌신에 대한 배신이며 팬들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전술에 따라 선발에서 제외되는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팬들 역시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하지만 대기 명단에서 조차 제외 된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를 하기 힘들다.

더구나 박지성은 훈련중 부상을 당했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설령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해도 많은 공을 세운 박지성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경기가 끝나갈 무렵 교체로 투입시켜 줄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면 박지성 개인에게도 영광이겠지만 아시아와 한국 최초로 챔스 결승에 선다는 대기록을 달성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더 팬들을 분노하게 하는건 대기 명단에 올라간 선수들이다. 박지성이 제외될 정도라면 정말 조커로서 위력을 발휘할만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적어도 전술상 제외했다고 핑계를 댈만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대기 선수에 박지성 대신 플레처와 오셔,나니가 올라가 있는것을 볼 수 있다.
긴장감 넘치는 결승전임을 감안할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인 오셔를 넣은건 이해한다 치자, 그러나 챔피언스리그는 물론이고 리그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플레처를 넣은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는 정말 플레처가 박지성을 대신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나니가 대기명에 든것도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물론 나니의 절대적인 기량 자체는 챔스 결승에 투입 되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얼마전 리그 경그에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박치기를 날려 퇴장 당하고 다음 시즌까지 출전 정지를 받은 선수를 꼭 챔스 결승처럼 중요한 경기 출전시켜야만 했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니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기량뿐 아니라 '프로의식'을 길러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설령 나니가 없어서 팀이 지는 상황이 오더라도 벌을 주는 차원에서 챔스 결승 엔트레에서 나니를 제외 했어야 했다. 이제 나니는 결승 무대까지 뛴 마당에 자신의 지난 과오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뉘우치지 못하게 될것이다.

비록 퍼거슨 감독이 힘들게 첼시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해 더블을 달성해 '감독'으로서 영광을 차지하긴 했지만, 좀 더 선수의 노력에 대해 배려를 해주고 성장기를 거치고 있는 선수에 대해 따끔한 교훈을 주는 '지도자'로서의 모습까지 보여줬다면 정말로 완벽하고도 멋진 한시즌의 마무리가 아니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Posted by 세잔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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